홍콩 혼자여행 1 (2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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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결정과 함께 칠흑같은 재수 생활은 막을 내리고

나도 여느 예비 입학생들처럼 집과 약속을 번갈아가며 허송세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아빠가 나를 강제로 지방에 위치한 휴게소에 편돌이로 귀양을 보냈고 2주 남짓 일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번 돈을 가지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전에는 해외에 갈 때 가족 아니면 학교차원에서 갔기 때문에

혼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지 선택을 할 때 상당히 신중하게 되었다.

우선 중국은 내가 북경에 3개월 있기도 했고 그 외에도 상해, 서안, 장가계 등 이미 여러 군데를 가봤기 때문에 제외했다.

대충 일본, 홍콩, 싱가폴, 그리고 터키(갑자기?)가 후보에 올랐다.

유럽을 가지 않은 이유는 겨울이라서.. 

일본 같은 경우 20대에 걸쳐 많이 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뺀 것 같다.

 

결국 홍콩과 싱가폴이 최종 후보로 남았고(터키는 어느 순간 눈밖에 났다.)

고1 때 홍콩에 갔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좀 수월하게 다니고자 결국 홍콩을 선택하게 되었다.

또 고3 수능끝나고 영웅본색을 보며 홍콩에 대한 동경이 생긴것도 한 몫 했다.

 

그렇게 혼자서 숙소 예약도 하고 그동안 주구장창 타왔던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아닌 제주항공을 타게 되었다.

(TMI : 고1 시절 홍콩에서 한국으로 올 때 아시아나 747 2층을 타고 왔었는데 그 때 설기현이랑 같이 왔었다)

 

그렇게 혼자 인천국제공항에 가서 혼자 비행기를 타고

홍콩 첵랍콕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공항철도(맞나?)를 타고 환승까지 하여 침사추이역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나름 호텔이라고 명시되어 있긴한데,

그 악명높은 청킹맨션(살인사건도 났다고...)에 위치해 있었다.

중경삼림 영화가 생각이 났다

겉에는 그래도 리모델링이 되어 깔끔해 보이지만 내부는 복잡하면서 더럽다.

약간 세운상가 이쪽 느낌? 오래되고 지저분한..

또 재밌는게 동북아계 아시아인은 거의 없고 대다수가 인도인이었다.

그들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료품점, 통신사 등등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서 색달랐다.

근데 신기하긴 해도 아직 군대도 안갔을 때라 경각심을 가지고 바짝 긴장한채 호텔이 위치한 층으로 올라갔다.

엘레베이터에도 덩치큰 서양인이랑 같이타고.. 무서웠다.

 

어찌어찌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창문 하나 없는, 고시원보다 좁은 방에 안내되었다고 한다.

아니 하루에 6만원은 줬는데..?

이때는 아직 게스트하우스를 몰라 이렇게 호갱을 당했다.

더군다나 도심 한복판이니 숙박비는 비싸고 방은 좁을 수 밖에!

엘레베이터 맞은편에 창문이 있어서 열어보니

바퀴벌레가 잽싸게 몸을 감춘다!

이 건물이 들어서고 몇 대 째 이어오는 친구일지 궁금했다..!

창 밖 풍경

숙소가 이런 식이니 빨리 나가는 게 상책이다.

 

밖에 나가니 해가 지려고 했다.

홍콩 센트럴
리츠칼튼이 위치한 ICC
헤리티지 1881. 무슨 영국 식민지 시절 유산

그리고 좀 더 기다리자 해가 완벽히 졌고

익히 유명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경치 좋은 곳에 혼자 있으니 

도착한지 3시간도 안되었는데 쓸쓸해졌다.

이 때 부터 항상 느끼는 것이,

"어딜 가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해서 행복해 보이는 여행객들을 부러워하며

그만 들어가서 자기로 했다.

 

다음날엔 찰리 브라운 카페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그냥 검색해보니 나와서 갔다.)

사진으로 보니 그저 그렇다
홍콩식 간판 swag~

이후 아침을 맞아 산책도 해주고

 

점심으로 딤섬을 먹으러 갔다. (타임워프..)

쇼마이

여기가 침사추이 발리매장 꼭대기에 있는 가성비 딤섬 맛집인데 이름이 학까훗(Hak Ka Hut). 발음하기 나름.

한국에서 딤섬은 좀 비싼 축에 속하는데 여기는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었다.

그만큼 인기가 많아 빈 자리가 있으면 모르는 사람과 함께 합석을 해서 같이 먹어야 한다.

이 날은 어떤 중국인 아줌마와 앉게 되어 보통화로 얘기를 나눴다.

3 nian quan, wo qu guo beijing. wo zhu 3 ge yue he xuexi hanyu..

내가 일방적으로 이런 말도 안되는 중국어를 했고 그 분 께서는 잘 들어주었다.

 

밥을 다먹고 이제 센트럴 쪽으로 가기로 했다.

지하철로 가는게 가장 빠르고 저렴하지만 홍콩에 여행온 만큼 특별하게 다니고 싶어서

페리라고 하기엔 작은 연락선을 타고 갔다.

승객이 제법 없다 ^^
도하 중
가까워지는 IFC

그렇게 도착을 하고나서

침사추이보다는 좀 더 세련되고 정돈된 센트럴 쪽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IFC 애플매장

이때만 하더라도 아직 서울은 글로벌 트렌드에서 빗겨나간 도시..

아직 아시아에서는 도쿄, 싱가포르, 홍콩이 기수에 있지 않나 싶다. 

지금와서야 서울이 많이 급부상한것 같지만 아직이지 않을까?

뭐 단순히 애플 매장 유무로 이런걸 판단할 순 없겠지만 종합적으로 봐도..음!

노먼 포스터의 HSBC 사옥
중국은행
만다린 오리엔탈 & IFC
걸어가며 한컷
중국은행 단독샷
속칭 코알라

8~90년대에도 이런 모습이었을 홍콩을 생각하니 새삼 대단스러웠다.

 

중국은행 전망대가 무료이기 때문에 신분증을 맡기고 올라갔다.

풋풋



그렇게 큰 감흥은 없었다!

뭔가 어중간한 높이라서.. :)

 

다시 내려와서 걸었다.

에스콰이어 주윤발 형님
한국 런칭하기 전의 아베크롬비 매장

여기 아베크롬비 매장에서 사려고 보니 HKD로 유독 비싸게 팔길래 안사고 그냥 나왔다.

 

 

메인 도심에는 이렇게 빌딩간 구름다리가 조성이 잘 되어있어 보행자들이 다니기 편하다.

 

이게 홍콩이지~

그리고 홍콩에 세상에서 제일 긴 에스컬레이터가 있다고 하여 가봤다.

명칭을 찾아보니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라고 한다.

 

아마 언덕 쪽에 사는 거주민들이 편하게 출근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으로 아는데,

구간구간 운행하는 부분과 close된 부분이 섞여있어서 중간에 걷기도 해야한다.

이게 홍콩이지2

에스컬레이터 양쪽으로 이쁜 카페와 볼거리가 있어서 좋다.

 

사실 유명하다는 에그타르트 맛집이 있다고 해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다.

한국인 정모장소

빠르게 4개짜리를 사고 나왔다.

 

이게 홍콩이지3
에스컬레이터
지나가다가..

맛은.. 맛있었다.

근데 에그타르트가 맛없기도 힘들잖아.. 안그래..?

 

이날 엄청 걷고 돌아다녀서 아마 숙소에 쳐박혀 컴퓨터하다가 잤을 거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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