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 Holiday,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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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476년은 게르만 용병대장 오도아케르가 서로마 제국의 황제를 폐위시킨 해로써

천 년이 넘게 지속되었던 로마 제국의 공식적인 종말을 의미한다.


이미 멸망하기 100여년 전 부터 로마는 자주 국방 능력을 상실했고

국경의 주민들은 야만족의 침입을 피해 그들이 살던 풍족한 땅을 버리고

산 속으로 도망친다.

그 결과 농산물 생산 감소, 소비의욕 저하,

줄어드는 세수확보를 위한 과세, 이를 피하기 위한 탈세,

이어지는 야만족의 침입... 악순환의 고리


유럽은 중세, 르네상스를 거쳐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 까지

로마시대와 같은 삶의 수준을 누리지 못한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산성 증대로

서양이 동양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세계를 상대로 식민지를 만들고 있을 시절,

로마가 위치한 이탈리아는 로마 초창기 시절과 같이

여러 소국들로 분열되어 있었다.


훗날 위대한 지도자들이 등장해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시키지만

그때의 로마는 세상의 중심이 아닌

사람들에게 수많은 유적들과 함께 교황이 살고있는 도시로 각인된다.

낭만(Roman)이 전부인 도시.


세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그리스, 로마는

그들이 야만족이라 부르길 마다하지 않았던

숲속의 게르만

드루이드교를 섬기는 켈트, 갈리아인들에 의해

관광지, 휴양지로 남았고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그들을 뒤에서 빛내주는 역할을 맡게된다.


과거의 찬란한 영광은

언제쯤 그들에게 돌아올까?

한번 소유했으면

다시는 향유할 수 없는것일까?



이 영화는 내게 흑백영화라는 선입견을

깨준 고마운 영화다. 

군대에서도 쉬는 날 티비에서 방영해줄 때

놓치지않고 봤던 기억이 난다.


중후한 매력의 그레고리 펙,

공주 역이지만 백치 연기를 어김없이 잘 해내는 오드리 햅번.

작년에 로마에 갔을 때 그녀가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스페인광장에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고

진실의 입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 돌아와 로마인이야기 전 권을 읽으며

진실의 입 옆에 위치한 드넓은 공터가 전차경기장 키르쿠스 막시무스였던 사실과

나보나 광장 역시 전차 경기장이었고

무심코 지나쳤던 테르미니 역 근처 분수가 목욕탕이었다는 사실 등의

기억의 퍼즐이 맟춰지면서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의 차이를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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