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 레이니어 산, Tolmie Peak Trailhead (2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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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km 거리인데 편도 2시간 4분이나 걸리는 여정..

 

고속도로가 아니어서 속도가 안났다. 중간중간에 스쿨버스를 만나면 그야말로 느림 그자체; 그래도 가는 길에 실컷 노래를 들으며 가니 신났다. 5월 초 당시엔 아메리칸 파이가 핫해서 주구장창 들으며 감. This will be the day that I die~

 

 

 

지나가는 길에 만난 피자트럭. 지붕에서 연기가 나오는데 차 안에 화덕이 있어 피자를 굽는건가 했다.

 

 

 

계속해서 가다보면 이렇게 삼림이 울창해지더니,,

 

 

 

이렇게 비포장도로가 들어섬.. 이게 맞게 가는건가 확인하고 싶어도 진작에 통신망이 두절되어 인터넷, 전화 전부 사용이 불가능하다 ㅋㅋ

살짝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gps는 작동해서 캐시로 남아있는 구글맵스 상에 위치는 파악가능함.

 

 

 

레이니어산이 잘 보이자 내려서 찍음

 

 

 

 

이런 울창한 삼림은 캐나다 때 이후 처음이어서 좋았음.

 

비포장 도로다보니 차량이 나 혼자였음에도 시속 20km를 넘기기 어려웠음.. 그래서 거리가 10km정도 남았음에도 30분 넘게 가야한다고 뜸 ㅋㅋㅋ

길이 워낙 울퉁불퉁 하다보니 정비하기 꽤 까다롭겠다는 생각과 내 차가 아니라는 안도감, 그리고 SUV 빌리기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ㅎㅎ

 

 

 

 

.

한참을 달리다 보니 나오는 국립공원 이정표 ㅎㅎ 이렇게 목적지까지 가다보면,

 

 

5월 인데도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ㄷㄷ 

이때까지만 해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눈길에 차가 다닌 흔적도 있고 튼튼한 SUV였으니까,,

하지만 고도가 높아서 날씨는 꽤나 쌀쌀해져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그러다 결국 눈에 바퀴가 빠져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닺힘..

이게 얼마나 절망스러웠나면, 우선 인터넷과 전화가 안되어 연락할 방법도 없고 주변에 지나다니는 차량 또한 전무했기에 5분간 멘붕에 빠졌었음. 후진으로 두고 악셀을 밟아도 바퀴가 계속 헛돌기만 하는 상황은 처음;;

 

눈이 이정도로 많이 오지도 않고 제설도 잘되는 도시에서 자랐기에 바퀴에 체인을 달 생각도 못함. (달 줄도 모름 ㅋ)

그나마 군생활을 운전병으로 했으면 보다 슬기롭게 대처했겠지만 최전방에서 구른 경험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밖에 내려 전전긍긍하며 도구도 없이 바퀴에 낀 눈을 치우고 있을 무렵!

50대 중년으로 보이는 얼굴이 빨갛고 흰수염에 선글라스까지 끼신 배나온 백인 아저씨(수식어가 도대체 몇개)가 픽업트럭을 몰고 나타났다!

 

그분과 같이 차 바퀴 밑의 눈을 좀 치우고 난 뒤 그분은 앞에서 밀어주시고 난 기어를 후진에 둔 채 엑셀을 밟았다.

이 과정을 두번정도 반복하니 차가 갑자기 움직였고 아저씨는 미는 방향으로 엎어지셨다 ㅜㅜ

 

십년 감수했네..

 

결국 목적지였던 Tolmie peak trailhead를 목전에 두고 돌아와야 했다 ㅜ 거기 정상에서 보는 뷰가 엄청 예뻤는데 매우 아쉬웠음 ㅇㅇ...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딱 요맘때 산에서 어마어마한 눈이 녹아 계곡 등지가 갑자기 범람하는 등 꽤 위험하다고 한다. 실제로 며칠 뒤에 가게되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폐쇄된 구간이 꽤 있었음.

 

 

 

생사의 기로(?)를 왔다갔다 하니 긴장이 풀리며 여유가 생겼다(?)

 

하는 수 없이 올라가는 길목에서 봤던 경치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길이 저렇게 패여있는데 이 주변에서 벌목해서 생기는 나무들을 운반하는 차량의 바퀴 때문이 아닐까 추측을 함.. 이 근방 나무들 사이즈가 어마어마하니 그걸 옮기는 장비의 바퀴도 클 것이라는?

 

 

렌트한지 4시간여 만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쉐보레 서버번,, 허츠에게 매우 미안하면서도 추가요금을 부를까봐 겁났다 ㅋㅋㅋㅋ 보증금에서 까일까봐 걱정.. 비포장도로의 먼지 + 녹은 눈 진창 콜라보의 결과.

 

 

그래도 경치가 정말 끝내줬다. 아까의 피로는 싹 사라지는 풍경 ㅎㅎ 이 근방에 사람이라곤 나 혼자 뿐이고 하늘에는 간간히 독수리가 선회하며 날아다님. 레이니어 산은 수 백년 전에도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캠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간간히 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끼니를 해결 ㅋㅋ 제대로된 캠핑장비가 없어 조촐하다 ㅠ

 

 

주변에 통신수단이 두절된 상태였고 이런데서 괜히 사람을 만나면 더 무서울 것 같아 해가지기 전에 하산하기로 함.

 

 

 

엘크? 사슴?으로 보이는 동물을 마주함..

 

 

 

반가운 숲속의 친구들을 뒤로하고 떠났다.

 

 

 

 

캐딜락과 서버번 크기 비교 ㅋㅋㅋ

주차할 때 상당히 애를 먹었다.. 백미러를 봐도 각이 안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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