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opatra,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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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방대한 스케일의 영화.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무대, 의상 디자인이 훌륭하다.

또한 CG도 없는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된 것만 보아도 대단..

오히려 옛날 역사를 고증한 영화라

오늘 날 제작되는 사극 영화와 큰 차이가 안느껴진다.


존재 자체로 빛을 발하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애처로운 연기를 보여준 안토니우스와

냉철하지만 허약체질의 옥타비아누스의 연기도 훌륭했다.


이 영화는

카이사르에서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로

권력이 넘어가던 시기를  클레오파트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러닝타임이 세 시간이 훌쩍 넘고

중간에 인터미션도 있지만

지루함없이 볼 수 있었다.


'로마인 이야기'가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욕을 먹지만

그래도 여성의 시각에서 여러 인물들을 바라봤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래서 클레오파트라를 다루는 부분도

평소에 접하던 시각과는 사뭇 다르다.


보통은 클레오파트라를 엄청난 미모의 이집트 여왕이라고 알고있지만

사실은 엄청난 야욕을 품었고,

로마제국에 큰 위협을 주던 인물이었다.

카이사르와의 결혼을 통해 후계자를 낳음으로

아들을 종신 독재관의 뒤를 잇게하려 했고

카이사르가 암살당하자 포기하지 않고

2인자였던 안토니우스와 다시 결혼을 하는 등

매우 정략적이고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원로원의 반감을 산 그녀는 결국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세력을 잃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본 영화는 이 일련의 스토리를

안토니우스와의 사랑을 통해

비극적인 로맨스로 끝을내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그녀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클레오파트라가 아무리 지략이 뛰어났어도 바로 여자였기에

남자들이 득세하던 세력다툼의 흐름을 

읽지 못해서 파멸했다고.

뭐 누가 알겠느냐마는 정답은 없고

결국 옥타비아누스가 초대 아우구스투스가 된다는 사실만 있을 뿐이다.


역사 책을 통해

단순히 느꼈던 내용을 영화를 보면서

좀 더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니

안토니우스의 삶이 와닿았다.

카이사르 밑에서 잘 나가던 2인자 였지만

상관이 암살당하고 동방을 맡게된 그.

계획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한 클레오파트라를 진심으로 사랑해

정략 결혼을 했던 옥타비아누스의 누이를 과감히 버리고,

이집트 땅에 묻히고 싶다는 말을 하고,

이집트에 온갖 특혜를 주는 행동을 하는 등

로마 시민들이 등 돌릴 만한 행동을 해버린다.


이로 인해 그의 세력은 점점 약해지고

결국에 자신을 버리고 후퇴하는 클레오파트라와

적진으로 투항하는 부하들을 지켜봐야만 했던 안토니우스.

그는 뛰어난 장군이지만

감상적이고 냉철하지 못함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의 실패를 연기하는 배우를 보며

한 남자의 비참함을 온 몸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그와 함께한 사람은 클레오파트라였고

그녀는 안토니우스의 죽음을 따라간다.


그의 삶은

영웅적이기보다는 인간적이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듯

인생사의 굴곡을 극명히 보여주는 안토니우스가

내게 와 닿았던 이유다.

때문에

오늘 날까지 널리 쓰이는 로마식 이름이

옥타비아누스도, 율리우스도, 티베리우스도 아닌

안토니우스(Anthony)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순전히 우연에 지나지 않지만,

그가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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