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dfather: Part III,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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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는 오랜만에 마이클과 재회한다.

자녀들은 장성했고

둘은 늙은채로.

오페라 가수가 된 아들의 공연으로

시칠리아에 간 둘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길을 걷는다.

그러나 화목도 잠시,

이내 남자들의 보고를 받으며 문 뒤로 사라지는 마이클과

그를 바라보는 케이의 눈빛은

1편 마지막 부분과 오버랩이 된다.

차이점이라면 1편에서는 희망은 있었지만

3편에선 체념하고 포기했다는 그녀의 눈빛이다.


시칠리아 주도 팔레르모의

마시모 극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그리고 음악과 교차하며 펼쳐지는 암살 장면.

대부 1에서 조카의 대부를 서약하는 장면과

암살 장면이 번갈아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역설적인 순간을 교차시키며

잔인한 인간의 내면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암살자의 총알이

마이클이 아닌 딸에게로 향하고

그녀의 몸을 끌어안은 채 오열하는 그의 모습에는

항상 냉철했던,

그래서 형까지 죽여야만 했고

그것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았던,

거대 조직을 이끄는 두목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사랑하는 딸을 잃은 아버지의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권력도 물려주고 딸도 잃은 그는

아버지의 고향 시칠리아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그 후 홀로 의자에 앉은 채 쓸쓸히 세상을 떠난다.

오직 개 한 마리만이 땅바닥에 널브러진 그에게 관심을 보일 뿐.

비토가 쓰러져 죽었을 때에도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죽음이라는 개념에 아직 생소한 그의 손자만이

그의 주위를 돌며 웃고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대부의 대단원은 막을 내리게 된다.

허탈하다 싶을 정도로 시시하게.

이어서 올라오는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니노 로타의 음악은

마이클을 보며 비웃는 듯한 느낌을 준다.

수 십년에 걸쳐 촬영했던 대 서사시,

그리고 한 인물의 일생을

허무하고 냉소적으로 끝내는 것 같았다.

어떻게보면 대부에서 전하고 싶었던 말을 고의적으로

주인공의 허무한 죽음과 함께 엔딩 크레딧 음악으로 응축한 것은 아닐련지.


늙어서도 멋있는 알파치노

그리고 젊은 시절의 앤디 가르시아.

그리고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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