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혼자여행 6 - 런던 (애비 로드, 얼스코트, 리치몬드, 메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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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체크아웃을 하고 짐은 2유로에 유료로 맡겨야 했다.(라임 ㅅㅌㅊ)

밤에 에딘버러로 가는 심야버스를 타고 떠나야하기 때문에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을 불사르기로 했다.

 

우선 자전거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 리젠트 공원을 지난 다음 그 유명한(런던에서 안 유명한게 없는듯)

애비로드로 향했다. (발음 조심)

 

아침이었음에도 전세계에서 모인 수많은 비틀즈 팬들이 이미 와있었다.

신기한 것은 지금도 실제 도로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차가 안지나가는 타이밍에 맞춰 사진을 찍어야 한다.

2층버스도 종종 지나갔는데 경적 소리가 마치 타성에 젖은 듯 들렸다.

뭐 이젠 지친걸 넘어 진부해져서 마치 의무감이나 본능에 의해 클락션을 누르고 그에 맟춰 관광객들은 비켜주는 척을 하는.

애비로드 근처엔 비틀즈를 포함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녹음을 했던 스튜디오가 있다.

핑크플로이드도 여기서 음반작업을 했는데, 핑플 팬으로써 매우 반가웠다.

지금도 계속 녹음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팬들을 위한 기념품샵이 있었다.

 

The Dark Side of the Moon, Wish You Were Here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들의 시그니쳐

오아시스, u2, 블러, 핑플, 비틀즈,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자미로콰이, 뮤즈, 글렌 밀러, 파바로티(?), 스트라빈스키(???) 등등 엄청난 아티스트들이 들려 작업을 햇다.

 

그 유명한 프리즘

대충 다 둘러보고 다시 자전거를 탔다.

남하를 하는 도중 하이드파크를 지났는데 승마중인 가족을 봤다.

 

정말 클라스가 남다르다.

 

 

흔히 인터넷에 영국음식의 맛없음을 부각하는 사진들이 돌아다니는데

한번 나도 경험해보고 싶어 파이집을 찾았다.

레스토랑엔 나름 전통을 내세우며 맛있는 집이란걸 강조했지만 난 아무렴 괜찮았다.

오히려 많이 특이한거를 기대했기에..

 

우선 고기파이를 시키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

저런 고급스러운 공용화장실에 많이 놀랬다.

옛 고전영화에서나 보던 클래식한 변기가 눈에 보이자 순간 킹스맨 촬영장소인것 같기도 하고..

굳이 큰 일을 보지 않았음에도 신기해하며 레버를 당겼다. 우리나라에 들여오면 인스타 명소가 되지 않을까...

변기도 변기지만 화장실 인테리어도 클래식함 그 자체였다.

식당보다 화장실이 더 부각되는 건 처음.

 

고기파이..

화장실에서 사진을 찍고 돌아오자 얼마 안있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파이를 갈라보니 안에 고기가 있었고 맛은... 전형적인 기내식 맛이었다. 

야채는 누가 먹더라도 알아차릴 정도로 버터를 왕창 넣어 볶은 맛이었다.

 

맛있진 않고 먹는데는 문제없었지만 가격은.. 슬펐다.

 

밥을 다먹고 얼스코트 역전에 있는 퍼런색 공중전화박스로 갔다.

영국의 명물 중 빨간색 공중전화박스가 있다. 그런데 파란색도 있다는 것을 여행 전에 알게되어 굳이 찾아가게 되었다.

처음보니 항상 보던 빨간색이랑 다르니 매우 신선했다. 하지만 요즘 빠르게 없어지는 추세라 런던 내에서도 파란 박스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아마 저 퍼랭이(해커스 토익책 아님)가 유명해진 이유는 닥터후 때문이겠지..

 

존재감 뿜뿜

아직 버스를 타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런던 근교에 다녀오기로 했다.

지명은 리치몬드.

얼스코트에서 20분 30분 걸렸던 것 같은데, 이 때 처음으로 런던 언더그라운드를 타고 갔다. (히드로 공항에서 올 때 빼고)

 

교외라 그래서 매우 시골같을 줄 알았는데 무슨 에버랜드 세트장인 줄 알았다.

역에서 내리고 메인 스트리트를 걷는데 있을건 다있고 놀러온 사람들도 제법 보이고 규모가 있는 마을? 이었다.

좀 걷다보면 템즈강 상류가 나오는데 강변으로 산책로랑 벤치, 나무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돗자리를 피고 휴식을 취하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왜 이런 것을 사진으로 안담았는지 의문.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전에 주변 마트에서 먹을 것도 좀 사고 런던에서 나름 유명한 서점체인에 들어가 둘러보기도 했다.

서점 한켠에 리치먼드만의 역사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는것으로 보아 꽤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나보다.

베스트셀러를 둘러보는데 한국인 이름의 작가(이민진)가 쓴 파친코라는 책이 보여 신기하면서도 반가웠다.

계속 기억에 남아 여행에서 돌아와 읽었는데 그저 그랬음.

그외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영어로 보니 매우 색달랐다. 이해는 되지만 잘 와닿지 않는 느낌

 

무튼 템즈강변으로 나가 쭉 걷기 시작했다. 구글맵 없이 그냥 마음가는 대로.. 길을 잃어버리면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되니까?

 

가다가 무슨 넓디넓은, 공원이라기 보다는 방치된 초원이 나왔고 소들이 한적하게 풀을 뜯고 있었다.

정말 아무런 경계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행여나 투우처럼 나한테 돌진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나한테 신경도 안써서 약간의 마상..

 

계속 가다보니 공동묘지가 나온다.

 

디아블로 감성

 

비록 평화롭고 조용했지만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동양인 혼자 외국인의 묘지를 거닐다 보니 뭔가 꺼림직.

길도 폭이 매우 좁아서 마치 모험을 떠나는 느낌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마을로 되돌아갔다.

 

작은 고장이라기엔 많은 상점들이 들어와 있다. 심지어 인앤아웃도 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나 혼자 모르고있던 유명한 관광지였을라나?

 

없어도 되는 것 까지 다 있다.

 

수입 멜론 하나에 2파운드

진열된 과일을 보고 있자니 영국에서는 농작물이 많이 안나는것이 실감이 났다.

저런 과일이나 채소 전부 유럽에서 수입을 해야될텐데..

브렉시트해도 문제 없는거 맞지? 

이런거 보면 농업자급률 200%가 넘어가는 프랑스가 대단하게 보인다.

 

느낌있는 커피전문점을 뒤로하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해도 뉘엿뉘엿 지고있었기 때문에 호스텔로 돌아가 가방을 찾고 빅토리아역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갔다.

 

원래 런던에서 뮤지컬을 보고 싶었다. 브로드웨이만큼 유명한 웨스트엔드의 뮤지컬. 

그래서 여행준비할 때 수시로 어떤 뮤지컬이 공연중인지 찾았고 엄청난 가격에 단념해야했다.

그중에서도 해밀턴이라는, 미국을 강타한 뮤지컬이 있는데 이 뮤지컬이 안보였기 때문에 스킵하기로 했다.

 

그런데 빅토리아역을 지나가는 도중 웬 건물이 있어 보니 해밀턴 전용 뮤지컬 극장이었고

심지어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선 채 기다리고 있다.

분명 공연 안하는 걸로 알고있었는데 버젓이 존재하는 것을 보니 내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급 하락,,

나름 정보력이 좋은 줄 알았으나 그게 아니었나봐ㅠㅠ

 

해밀턴을 언젠가 브로드웨이에서 볼 날이 있기에 런던에서 안 본걸로 쳐야지

 

그렇게해서 도착한 빅토리아 버스 터미널.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버스터미널은 여객과 관련된 시설 중 가장 지저분 하다. 대충 공항 >>> 항구 >> 터미널 순인듯.

그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을 볼 수 있어 색다르다. 그간 여행중엔 만날 수 없던 부류(?)들..

 

버스 출발 시간이 될 때까지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영국 군인 부터 수많은 이민자들을 보며 순간 영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터미널 내 가게 직원들도 전부 로컬이 아니었는데 그만큼 더 프렌들리한 느낌이 들었다.

 

터미널의 열악한 시설만큼이나 치안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했지만 가진거라곤 많지 않았기에 걱정되진 않았다.

되려 주변인들이 날 경계했을 수도?? 나도 주변 사람들처럼 가방에 머리를 베고 누웠으니까..

 

출발 전 샐러드 하나쯤은 괜찮잖아?

그렇게 런던 여행 중 질리게 먹었던 프레타망제랑 제로콜라를 마지막으로 런던을 떴다.

 

공포의 메가버스

날 에딘버러까지 데려다 줄 메가버스.

왠진 모르겠지만 탑승객 대부분이 이민자들이었다.

 

야간버스라 잠을 자면 되겠거니 했지만 좌석이 그냥 일반좌석이라 자기도 불편했고 생각이상으로 차가 흔들려 잠을 자는데 거슬렸다.

다시 한 번 비행기를 타지 않은 것에 후회를 하며,

앞으로 내 인생에서 이런 경험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로 다짐을 했다.

아직 젊다고는 하지만 군대 훈련 시절을 떠오르게 할 만큼 고된 시간이었기에..

 

그래도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 어쩔 수 없었고, 무엇보다 에딘버러에 간다는 생각에 들떠 중간중간에 잠이 깨면서도 참을 수 있었다.

몇년 전 봤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옴니버스로 등장하던 에딘버러의 풍경.

몇 백년간 유지되어온 그 모습을 본다는 것이 실감이 안나면서도

구글 맵스로 봤을 때 상당히 길어보이던 거리를 하룻밤 사이에 주파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버스는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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