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엔젤레스 - 베버리 힐즈, 라흐마니노프 집, Bottega Louie (2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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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주차 시간이 두 시간 뿐이고 점심에 약속이 있어 재빨리 베버리 힐즈를 둘러보기로 함. 이미 명품 거리에서 시간을 소비했으므로 남은 시간이 별로 없었다. 

 

 

베버리 힐즈

베버리 힐즈 주택가 초입에 위치한 조형물. 1회용 용기로 낭비되는 자원에 대한 경각심을 부추기기 위함인지, 알루미늄을 재활용하자는 취지인지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될 것 같았음.

 

 

그리고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의 나무가 있다.

 

시원하게 길쭉길쭉 뻗어있는 야자나무를 보니 진짜 내가 상상하던 엘에이의 스테레오타입과 맞아떨어짐. 저 길 따라 쭉 주택가가 들어서있다.

 

부촌의 상징과도 같은 베버리힐즈에 오니 생각보다 평범해보였다. 엄청 으리으리하지는 않았는데 사실 대충 둘러봐서 그런듯.

 

 

세련된 집도 있고 적당한 크기의 전원주택도 있고 자동차 종류도 비싼 차부터 평범한 일본 차까지 다양히 공존해있는 베버리 힐즈였다. 물론 여기가 LA인 만큼 다른 곳보다 집값이 훨씬 비싸겠지만, 그런 부의 향연보다는 한적한 일상이 엿보여서 좋았다.

 

 

 

라흐마니노프 집

사실 내가 베버리힐즈를 와보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이곳에서 그 유명한 러시아의 작곡가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생을 마감한 곳이기 때문. 

 

라흐마니노프는 1873년에 제정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동쪽에 위치한 노브고로드 주에서 태어나게 된다. 그곳에서 자라 현지에서 음악교육을 받고 추후 위대한 대작을 써내려가는 순간에도 그는 그가 저 멀리 캘리포니아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유명한 피아노 협주곡 뿐만 아니라 수많은 대작을 써내려 감으로써 러시아의 음악적 성취를 한단계 고양시킨 라흐마니노프의 삶이 베버리힐즈에서 끝난다니. 아이러니하면서 영화같기도 하다. 아니면 뮤지컬 넘버 중 하나로써 "베버리힐즈의 러시아인"이라는 제목이 붙은 노래가 있으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하게됨.

 

물론 그도 당시 시대상과 이념에 휩쓸리는 것을 피하고자 소비에트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시 러시아에 남은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를 뒤로하고 미국행을 선택한 라흐마니노프의 마음가짐이란 어떤것이었을까? 애국심과 공명심, 익숙함과 낯섬의 끝없는 대립속에 고민하며 본인이 내린 결정을 후회했을까? 

도스토예프스키가 죄와 벌을 쓰고 라흐마니노프가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한 것처럼 인류 중 극히 선택받은 일부만이 한 개인으로써 성취할 수 있는 엄청난 위업을 달성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와 같은 귀인이라면 본인의 선택에 확신이 있지 않았을까.

 

라흐마니노프는 이 집에서 1943년 3월 28일에 세상을 떠남.

 

 

나름 클래식 음악 감상 동아리 전 회장으로써 많은 여운과 생각을 하게되었음 ㅋㅋ

 

목적을 마치자 이제 빠르게 주차장으로 복귀함.

 

 

큼지막한 달팽이가 있어 선글라스와 크기 비교샷

 

스즈메의 문 아니냐며 ㅋㅋㅋ 한번 열어볼걸~

 

집들이 하나같이 깔끔하고 정돈된 상태였음.

 

 

집안 한쪽 끝에 주차된 올드카가 예뻐보여서 사진찍음

 

 

헌금 수입이 상당히 괜찮지 않을까하며..

 

 

다시 베버리힐즈 명품거리(?)로 돌아옴.

 

 

 

 

 

빠르게 커피를 테이크아웃에서 감. counter culture coffee라는 상호명에 걸맞게 무지개 장식이 눈에 띔

 

 

 

차를 픽업하여 다운타운에 위치한 약속 장소로 갔으나 시내 한가운데인 만큼 주차공간 찾는게 하늘의 별따기였다 ㅋㅋ 결국 유료주차 선택 ㅠ

 

Bottega Louie

식당 내부 사진이 없는데 높은 천정에 분위기 좋은 한국에서 잘먹힐 감성의 식당이었음. 여기서 유학중인 대학교 지인을 오랜만에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눔. 계산할 때 팁을 내라고 터치스크린에 뜨는데 벌써 5개월 가량 체류한 지인이 대범하게 0% 선택ㅋㅋㅋㅋ 

 

 

유료주차를 하니 나갈때 이렇게 차를 대령해줘 대접받는 느낌이 난다. 미국에서 발렛도 하고.. 왕십리에서 참 먼길을 왔다고, 성공했다고 서로 자축함.

 

다음 행선지는 Verve Coffee 였는데 차타고 1~20분을 또 움직임 ㅋㅋ. 여기서 못다한 회포를 풀음. 서로 근황 얘기..

 

커피는 비싸고 맛있었다. 한국처럼 카공족이 매우 많이 보였음. 지인과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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