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공항 환승 (2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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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하고나서 1년이 넘었지만 아직 한번도 길게 휴가를 써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주말에 휴가 2일정도 붙이는 식으로 만족했다.

 

하지만 모처럼 엄마의 환갑을 맞이하여 가족여행을 계획하게 되었고

다행히 팀장님으로부터 우려섞인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이사 왈 : 난 괜찮은데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감당할 수 있겠니? = 대충 안갔으면 좋겠다라는 뜻)

됐고 암튼 9일간의 휴가를 갈 수 있당!

 

휴가 결재를 받은 뒤 내 일정이 인사페이지에 박제가 되자

대리급들의 따가운 눈총과 질타속에 벌벌 떨었지만

나름 크리스마스 당일 약속 중에 긴급히 회사로 호출되기도 하고

연공서열에 밀려 업무평가 C등급을 받는 등

프로젝트 마무리 직전 길게 쉬는것에 대해 스스로 정당화할 수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서

그냥 맘편히 다녀오기로 했다.

 

여행의 시작지는 이탈리아 였는데

부모님은 이번에 3주동안 전국을 다니신다 했고 난 그중 극히 일부만 합류하기로 했다.

 

부모님께서는 나보다 하루 먼저 출발을 하셨고

나는 2022년의 마지막 금요일밤에 출발하여 향후 리미니(Rimini)라는 작은 소도시에서 부모님을 만나기로 했다.

그래서 에미레이트 항공을 타고 리미니에서 제일 가까운 볼로냐(Bologna)로 in하게 되었고

그동안 볼로네제 파스타, 볼로냐햄으로만 들어본 곳을 실제로 가보게 된다는 생각에

설렜으면 좋았겠지만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저 부모님과의 접선을 위해 가는 것이라서 이것저것 찾아보지도 않고

빨리 도착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예전에 플릭스버스로 피렌체에서 베니스에 갈 때 볼로냐를 지나친 적이 있는데

길거리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놀랬던 적이 있다. 

그래서 굳이 이곳에 취항하는 에미레이트 항공이 신기했다.

수요없는 공급은 아닌지, 적자가 나진 않을지...

오일머니 형님들에 대한 괜한 걱정을 해보았다.

 

그래도 나름 이탈리아 소도시 및 중세시대에 로망을 가진 사람들에겐 (적어도)

여행 시작지로써 매력적인 거점 도시일 것이다.

 

 

마지막 남은 반반차를 써서 빠른 퇴근.. 이제 한국에서의 2022년은 끝이다~

아직 짐을 안싸서

30분만에 초고속으로 캐리어에 필요한 것을 우겨넣었다.

(이런거 보면 난 P가 확실해..)

그리고 아직 퇴근시간이 되지 않은 틈을 타 공항으로 향했다.

 

김치는 부치는 짐으로

 

나도 자고 싶다..

 

저녁은 삼성카드 찬스로 마티나 라운지에서 먹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별로였다..

해지하던가 해야지.

 

 

원래 여행갈 때 마다 읽을 책 한 권을 꼭 챙기는데

이번에는 30분 만에 일사천리로 짐을 싸는 바람에 깜박했다..

그래서 어떤 책을 살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면세점 내에 있는 서점을 찾았지만

늦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영업종료한 상태였다.

수속 전 출발층에서라도 샀어야 했는데ㅠ 배가 고파서 빨리 라운지 가고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명색이 규모가 있는 국제공항이고 그것도 이용객이 많은 금요일 저녁인데도

샷다를 내려버린 서점!

반면 명품매장 및 각종 면세점들은 공항 내 꽉꽉 들어차 늦은 밤까지 영업하고 있었는데

이게 대한민국의 한 단면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작은 공항이 아닌만큼 주어진 공간을 수익성 높은 사업위주로 배정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각으로 봤을 때 당연하고 나 또한 찬성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서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해타산적인 모습을

한 나라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공항에서까지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자못 아쉬웠다.

바쁜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은연중에 이곳까지 스며든 것은 아닌지..?

보다 여유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루이비통 x 야요이 쿠사마
몽클레어는 이제 패딩보다 이런 니트, 스웨터에 눈이간다

 

인천공항이 예전보다 작아보이는 이유는

내가 성장했기 때문일까

아님 실제로 뒤쳐졌기 때문일까

그러고보면 어느 순간부터 전 세계 1위 공항이라는 타이틀이 사라졌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공항 방방곡곡 N년 연속 1위라고 자랑스럽게 붙어있었는데)

확실히 요즘 해외에 나가서 보게되는 공항들을 보면 세련되고 깔끔하다.

 

 

로제

연말이라서 탑승 전에

지인들과 영통도 하고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보딩타임 되어 비행기에 탑승!

 

a380

A380은 이번에 처음 타보는 것이어서 기대반 설렘반이었다.

그래봤자 비행기는 다 똑같다고 할 수 있지만..

자리도 넓고 기체의 흔들림도 적은 듯 했다

이륙할 때 무겁게 상승한다는게 느껴져서 좀 웃겼다.

약간 이게 뜨네? 이런느낌ㅋㅋ

 

 

기내 콘텐츠에 라라랜드가 있나 찾아봤지만

이번에도 없어서 슬펏다 ㅜ

 

히치콕의 현기증

 

실시간 뉴스도 틀어준다

 

심심해서 기내 에어드랍 목록에 누가있는지 찾아봤다

 

 

밤 11시경에 출발하기도 했고

퇴근 직후에 온 것이라 매우 피곤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숙면에 빠졌다.

일어나보니 거의 도착

 

착륙할 때의 충격과 함께 잠에서 깨고

두바이 공항에 내려 환승을 하러 갔다.

하도 경유를 하다보니 이제 이런 환승마저 

재밌게 즐기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ㅋㅋ

 

알릅~ 히노끼

얼마전에 친구가 바텐더로 일하는 재즈바에서 히비끼를 마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놀랬었다..

저거 먹고 바로 블랙라벨 먹으니까 완전 맛없어서 한번 더 놀람..

학생 때 극진한 대접을 받던 블랙라벨이 이렇게 될 줄이야..ㅋㅋㅋ

중국에서 대부분의 물량을 쓸어갔다해서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들댔는데

여기선 많이 팔고있었다. 뭐지?

 

 

두바이 공항

내가 도착한 두바이공항 터미널은 여러 터미널 중에 작은 축에 속했다..

 

런던감성
셰이크 모하메드 자서전..?

 

 

익숙한 맛을 먹기로 했다.
더블쉑쉑, 바닐라쉐이크, 제로콜라 이게 3마넌...

두바이 + 공항물가가 합쳐져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밥을 먹었다..

 

두바이라는 도시도 어느덧 세계 무대에 등장한지 세월이 꽤 흘렀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유명세가 자자하던 두바이 공항도 엄청 세련되거나 좋아보이진 않았다.

그럼에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인종의 환승객들이 바쁘게 돌아다니

여전히 활력을 잃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Still standing..

 

금단의 구역으로 날아가는..

모스크바행 비행편이 있는것을 보며

중동 국가들이 확실히 이해관계 측면에서 글로벌하게 자유로움을 느꼈다.

이는 경쟁구도가 재편되는 요즘 시대에 정말 큰 메리트일 것이다.

산유국의 힘.. 작년에 읽은 황금의 샘이 떠올랐다.

long live the 엑손모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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