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라빈스키 지휘자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5번 교향곡에 가장 fit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므라빈스키의 얼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칼같은 그의 지휘와 당시 소련을 사로잡았던 교향곡 5번이 어울려 보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반면 레너드 번스타인의 지휘 영상을 보면 뭔가 자유스러움이 넘치는데... 지휘자들 출신 배경을 알고있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수도!)
소련 사회를 짓눌렀던 스탈린 주도 하의 숙청. 어쩌면 그에게 있어 교향곡 5번은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생사의 기로에 선 그가 작곡한 곡. 이 곡에는 자유와 순수성을 빼앗긴 그와 수많은 민중들의 눈물이 들어있는 것 같다.
그는 '당국의 정당한 비판에 대한 창조적 답변'이란 말과 함께 이 작품을 내놓았고, 당은 그제서야 그에대한 경계를 푼다. 어찌보면 이 곡은 순수성과 감정이 결여된 결과이고 살기위해 마지못해 해야하는 숙제이다. 당의 신뢰를 얻기위해 그가 인위적으로 선율과 조성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스탈린 독재 하의 소련에서 예술가들이 느꼈을 위협과 고뇌가 어느정도였는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알 수 없기에 비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5번 교향곡을 기점으로 쇼스타코비치는 외적 현실의 타협과 내적 진실의 저항 사이에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당의 입맛에 맟춰야했던 5번, 10번. 내면의 양심에 따랐던 9번, 재즈모음곡 등.(너무 이분법적인 구분인가??)
그가 안타깝고 가엾게만 느껴진다. 그와 거의 평생을 함께했던 지휘자 므라빈스키는 알고있었겠지?
군대에서 당직섰던 날, 23시가 넘어가는 심야의 지휘통제실에서 그렇고 그런 YTN뉴스를 보다가 KBS에서 오케스트라 실황영상을 틀어주길래 봤더니 다름아닌 쇼스타코비치 5번 교향곡이 나왔다. 옳다거니 하고 바로 녹화에 들어갔고 당직 설 때 마다 새벽에 두고두고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같이 근무서던 cctv병과 근무준비하러 온 애들이 이상한 눈으로 봤지만..(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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