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ry Lyndon, 1975
- FILM
- · 2023. 2. 12.
Pleasantville, 1998
주기적인 90년대 감성은 정신건강에 이롭다.
- FILM
- · 2020.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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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에 나온 영화이지만 이미 세 번째 리메이크된 작품. 18년도에 아무도 없는 동아리방에서 혼자 봤던 영화인데 오랜만에 다시보니 색달랐다. (작년에 케이블 채널에서 해줬는데 유료채널이라 시간제한 덕분에 다 보진 못했다.) 똑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보게되는 시기에 따라 무엇을 느끼는지는 매번 다르다. 그래서 이번에 보면서도 전혀 뜻밖의 장면에서 감동을 받고 이전보다 와닿는 장면이 많았다. 남주의 숙모가 여주에게 해주는 "The trick in life isn't getting what you want. It's wanting it after you get it." (인생은 소유가 전부가 아니라 지속해서 그것을 원하느냐) 인생의 짝을 만나 저 대사처럼 계속해서 원하고 사랑하고 아껴줌으로써 훗날 자녀 역시 내..
2019년 명동CGV 아트하우스에서 본 생애 첫 폴란드 영화 급변하는 시대의 이념속에서 사랑을 바라보며 살아가기란 사치였나보다.
첫 번째로 보게 된 에릭로메르 감독의 영화. 일상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주인공의 고민을 보며 같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펐다. 뜻대로 되지 않아 남들의 조언대로 살아보려 하지만 어딘가 어색하고 맞지 않는다. 남들은 그런 식으로 잘들 살아가지만 주인공은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기에 한없이 슬퍼한다. 그럼에도 결국 자신의 길을 가며 우연히 만난 맘에드는 남자와 함께 해질녘 노을 너머로 반짝이는 녹색 광선을 발견한다. 녹색 빛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쩌지? 나 역시 같이 조마조마했다. 해가 지는 그 순간까지 여주는 불안해하며 눈물까지 흘린다. 하지만 결국 초록 빛은 나타났고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은 진심으로 기뻐한다. 그 순간 틀린 줄만 알아왔던 자신의 삶을 인정받은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매 순간 내 자신..
두 번째 에릭 로메르 영화 우리나라 번역으로는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 언뜻 보면 막장 스토리일 것 같은 제목이다. 친구 레아가 레아의 남친 파비앙과 소원해져 혼자 휴가를 가버린 동안 주인공 여자인 블랑쉬는 파비앙과 의도치 않게 가까워진다. 비슷한 활동반경, 같은 취미로 인해 둘은 이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남녀 둘만 남으면 그렇듯 서로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친구의 남자친구였기에 블랑쉬는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래서 하룻밤 사랑을 나눠도 딱 거기까지로 멈추고 휴가에서 돌아온 레아가 다시 파비앙과 만난다는 소리를 듣자 그 누구보다 서럽게 운다. 그러다가 레아에게 간간히 애정을 표현했던 남자가 적극 고백을 하며 레아와 사귀게 된다. 파비앙은 다시 혼자가 되고 블랑쉬를 만나게 된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
작년에 소설 금각사를 읽으며 알게 된 미시마 유키오. 이 영화는 특이하게 그의 일대기와 그가 쓴 소설 내용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조지 루카스 등 같은 당대 최고의 영화감독들이 제작지원을 했는데 그 정도로 그가 남긴 작품과 그가 보여준 행동이 당시 서방 사람으로 하여금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모든 부분에 걸쳐 본인의 이상을 실현하려 했던 미시마. 그렇기에 파멸해가는 그의 모습이 자못 숭고해 보이기까지 하다. 근래들어 현실과 타협하고 상처받기 싫어 표현하지 않았던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미시마는 허약체질, 작은 키, 동성애 등 갖은 트라우마를 지닌 채 성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아픔을 작가, 영화감독, 대외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극복해 내고자 했다. 미(美)에..
리스본을 배경으로 힐링하는 로드무비인줄 알았는데 웬걸 꽤 진중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름답고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스위스 베른에서 주인공은 아내와의 이혼, 정돈되지 않은 집, 불면증 등 삶의 무게에 짓눌린 채 살아간다. 비내리는 겨울의 베른은 그의 어두운 인생을 한층 더 부각시킨다. 지겨운 삶이 반복되는 도중, 그는 자살하려던 여인을 구하고 우연히 포르투갈어로 된 책을 구하게 된다. 그러고는 책 내용에 한없이 공감을 하며 저자를 찾으러 즉흥적으로 리스본으로 향한다. 주인공은 자신과 관련이 없는 저자의 인생 그리고 저자와 인연을 맺었었던 주변 사람들과 만나며 오래만에 삶에 대한 의지를 되새기고 열정적으로 살다간 아마데우를 동경한다. 포르투갈의 살라자르 독재시절을 바탕으로 펼처지는 ..
말로만 들어오던 쉘부르의 우산. 참다참다 못참고 학교 중도에서 빌려서 봤다. 이게 벌써 3년 전이네? 영화 내용은 크게 교훈적이다 이럴 것은 없지만 모든 대화가 레치타티보 형식인게 특징이고 색감이 이쁘다. 까뜨린느 드뇌브의 젊은 시절. 그리고 Michel Legrand의 아름다운 음악 모음. 여주인 드뇌브보다는 남주 와이프되는 역할이 더 내 스타일이다. 또 I'll wait for you 보다도 초반에 나오는 아기자기한 음악이 더 내 스타일. 지금봐도 다소 충격적인 프랑스식 사랑 이야기. 너무 남자 위주로 흘러가서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지도..
연수원에서 남들 술 마시고 놀 때 혼자 1층 도서실에서 위스키 마시면서 본 영화. 취해서 그랬는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났다. 특히 중반에 르네 젤위거가 그녀를 못마땅해하는 친언니를 향해 나는 그이(톰 크루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장면. 무지성적이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을 오랜만에 목격해서 그런 것 같다.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던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스포츠 에이전트를 다루는 영화이다. (우리학교에 있던 스포츠산업학과가 이쪽으로 간다고 알고 있는데 맞나??) 운동선수의 일정 관리는 물론 이적까지 신경쓰며 성과에 따른 보너스를 받아가는 주인공. 주인공은 여주랑 같이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완성된다고 고백한다. You complete me. 그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도 그를 믿고 기다려준..
주기적인 90년대 감성은 정신건강에 이롭다.
국내 제목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제목만 보고서는 무슨 내용인지 추측하기 어렵다. 스토리의 주요 골자는 이렇다. 주인공은 회사의 평사원이지만 불륜을 일삼는 상관들에게 자기 아파트의 열쇠를 빌려줌으로써 이쁨받고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된다. 그는 평소에 마주치는 엘리베이터걸을 연모하는데 멋있게 승진한 자기의 모습을 보여주면 그녀도 자기에게 마음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높은 직급을 달자마자 그녀에게 마음을 표현하지만 그녀는 이미 회사 고위직의 정부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함께 일에만 열중하게 된다. 승진을 해도 계속되는 열쇠 상납. 상관들에게 저항을 해보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협박일 뿐이다. 뭐 어찌어찌해서 결국 남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여자를 깨끗이 포기한채 집에..
라빠르망, (라빠흐뜨멍이 맞지않나??) 프랑스 분위기 물씬나는(프랑스 영화니까..) 뱅상 카셀과 이탈리아 배우 모니카 벨루치가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영화이기도 하다. 둘은 이후 결혼하여 14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데...TMI 엄청 잘 생긴것도 아니면서 보는 내내 시선을 뗄 수 없었던 뱅상 카셀이 맘에 들었다. 사랑에 빠지면 그 누구보다도 로맨티스트가 되고 바보가 되며 어떤 때는 한없이 비참해진다. 그리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다가 스스로 타락하고 파멸의 길로 걸어들어가게 된다. 영화 내 인물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감정과 행동들은 당연하면서도 기형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왜곡되어 있다. 매우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나의 지난 날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아주 당연해서, 그래서 더 슬프다. 리..
이태리 로마와 나폴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프랑스 영화 '태양은 가득히' 60년 전 퀄리티라고 하기엔 이제 1980년도 40년 전이 되어버린게 요즘이라.. 그래도 대단하다.. 우리 아빠가 태어나기 1년 전의 아직 한국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그 당시 유럽의 생활상. 등장인물의 국적은 미국이지만 불어로 대화를 나누는 설정이 재밌다. 한 남자의 그칠 줄 모르는 욕망과 짧은 성취였지만 결국에는 파멸로 치닫은 그의 인생. 이와는 반대로 잔잔한 지중해의 모습과 아련함을 자아내는 니노로타의 음악은 주인공의 분위기와 사뭇 대조적이지만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과 허무함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번외로 알랭들롱의 외모는 그가 저지른 행동들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한 느낌을 줘서 영화 후반에 가서는 결국 그의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