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게스트하우스 경우 조식은 별도로 돈을 내야했는데 여기는 숙식에 포함되어 있었다.
뭐 간단한 토스트, 씨리얼, 계란이 전부였지만 감지덕지했음.
더블린 내에도 다른 유럽 도시들 처럼 미술관, 박물관 등 볼거리가 있다. 그러나 너무 뻔한 것 같아서 가지 않았다.
분명 이 곳 미술관 내에도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 몇 점 있겠지만 진짜 유명한 그림은 뉴욕이나 파리에 있기 때문에..
그래서 좀 색다른 곳을 알아보았다.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세율로 인해 미국 유수의 실리콘밸리 기업의 유럽본사가 더블린에 위치해 있다.
이들 기업의 아시아 본사가 싱가포르에 위치한 거랑 비슷한 이유일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 여러 기업이 한 곳에 모여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 외곽에 떨어져 있다.
약간 런던 카나리 워프처럼 항만 시설 느낌? 여기를 Silicon Docks라 부른다고 한다.
새로 개발되는 곳이라 그런지 공사중인 곳이 많았고 깨끗한 분위기였다.
구글 본사의 경우 경비원이 너무 많아서 (삼엄 그자체) 사진을 찍을 엄두가 안났다.
그래도 한바퀴 둘러보며 나름대로의 다짐을 했더랬다.
신기해서 마셔본 바닐라 콜라. 거리낌은 없는 맛이었다.
이후 전날 봐둔 등대에 갔다오기로 했다.
구글맵스로 더블린을 찾다보면 오른쪽 바다 한복판에 지명이 나타나는데
확대해보면 가느다란 길로 연결된 등대가 나온다.
그런데 무턱대고 걸어가기엔 너무 먼 곳이라 버스를 타고 최대한 걸음을 아낄 수 있는 경로를 찾아야 했다.
그럼에도 왕복 10km가 넘는 어마어마한 거리였다.
아무튼 샌디마운트라는 곳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그냥 한적한 시골의 읍내 분위기.
영국 리치먼드보다 규모가 작은 곳이었다.
여기서부터 이제 등대로 걸어간다.
그런데 서해바다 특유의 썩는 냄새가 여기서도 났다.
파도에 떠밀려온 알 수 없는 해조류에서 나는 냄새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모래톱이 있는 곳을 지나니 냄새는 사라졌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서 무섭진 않았다.
이렇게 기다란 길에 나 혼자 걷고 있었다면 더 무서웠을듯..
내가 슬리퍼를 신고 다녀서 그런지 빠르게 걷지는 못했다.
그래도 노래를 들으며, 그리고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가니 금새 도착해 있었다.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고 쌀쌀했다.
다시 돌아갈 때 현타가 싸게 왔다...
멀긴 너무 멀었음.
불과 30분 전에 힘빠지게 바닷가를 걸었는데 금방 시내로 와버리니 거짓말 같았다.
그만큼 바다와 가까운 도시.
다시 버스를 타고 메리온 스퀘어라는 공원을 갔다.
여기는 도심 한 가운데에 위치한 작지 않은 공원이었는데 아일랜드를 빛낸 다양한 위인의 동상이 전시되어 있다.
이 떄 하도 돌아다녀서 그런지 힘들어서 오랫동안 앉아있었다.
일어나보니 이런 흔적이 남아있었다.(민망..)
만화책으로 봤던 독립투사 마이클 콜린스의 모습도 만나고
장발의 오스카 와일드도 만나볼 수 있었다.
분명 제임스 조이스의 동상도 어디엔가 있었을 텐데, 이때는 관심이 덜해서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후 그래프턴 스트리트로 올라와 여러 버스커들의 공연을 구경했다.
대부분이 유명한 팝송을 커버해서 부른다.
한국에서 돌아와서 알게 되었는데, 요즘 버스커들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공연을 한다.
개중에는 수백만의 구독자를 가진 아티스트들도 있어 이미 배보다 배꼽이 커져버린 상황이다.
이후 배고파서 구글 맵스를 보고 평점 높은 곳으로 들어갔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아일랜드 물가는 넘 비싸다.. 저렇게 두 개 먹고 30유로가 넘었으니.
다 먹고 무슨 엽서를 공짜로 줬는데 알고보니 유서깊은 곳이었나 보다.
이후 더블린을 대강 다 돌아다닌 상황이라
눈에 안밟히던 성당을 보러갔다.
아일랜드에는 패트릭이라는 유명한 성인(saint)가 있다.
그래서 irish day가 이 분을 기리기 위해 시작되었고
매년 세계 각지에 퍼진 아일랜드계 사람들은 초록색 드레스 코드를 입고 그를 기리며 축제를 벌인다.
여기 더블린에서도 런던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인상을 받았다.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느낌은 아니라는 것.
물론 영국의 영향이 지대했기에 그랬을 것이다.
하룻동안 너무 많이 걸어다녔고,
다음 날 일찍 공항으로 가야했기에 아일랜드에서의 마지막 밤은 조용히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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