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날.
원래 페르라쉐즈 묘지도 가서 유명인들의 무덤을 가보고 싶었으나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아직 못 가본 곳이 산투성이다... 비포선셋 촬영지 따라 걸어야하는데..)
우선 짐을 두고 생 마르탱 운하까지 걸어갔다.
서울로 치면 청계천과 비슷하다고 봐야하나..
19세기 경 파리 시민의 식수 공급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오늘 날엔 운하로써의 기능은 잃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운하의 작동원리를 체험하는 유람선과 운치있는 풍경이 시민들에게 볼 거리를 제공해준다.
근데 물이 워낙 더럽..
쓰레기들이 둥둥 떠다닌다.
상류로 올라갈 수록 폭이 넓어진다.
파리같지 않은 모습.
이후 점심을 먹으러 몽마르뜨 근처인 피갈역으로 행했고
교환학생 친구가 알려준 Bouillon Pigalle이란데로 갔다.
현지인들 맛집이라면서 아직 오픈하기도 전인데 줄을 길게 섰다..
시간이 되자 불친절한 안내와 함께 착석.
영어 메뉴를 받았음에도 생소한 프랑스 음식들을 보고있자니
그냥 익숙한 것을 시켰다.
그래도 가격이 꽤나 저렴해서 애피타이저로 에스카르고와 본 매로우를 시켜서 먹었다.
개 당 6유로 정도??
메인으로 시킨 음식은 대구로 만든 음식이었는데
느끼하고 완전 맛없는 기내식 느낌이었다.
다 먹고나서 밖에 나오니 어떤 집시 스타일의 아줌마가 나보고 좋은데를 소개시켜준다고 했다.
느닷없이?
물랑루즈로 유명한 몽마르뜨 부근은 예로부터 파리에서 유흥을 즐기는 환락가로 유명한걸 알고 있었기에
나름 겁을 잔뜩 집어먹고 따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어두침침한 곳에 데려가네..
그래서 도중에 그냥 돌아간다고 했더니 아줌마는 화를 내며 속상해 한다.
오히려 내가 아줌마를 달래주며 비즈니스 약속이 있어 공항으로 가봐야한다고 했다.
이후 근처 LP가게로 갔다.
바로 Comment te dire adieu를 부른 프랑수아즈 아르디의 LP를 사기위해.
그러나 내가 원하는 음반은 없었으므로
아예 다른 구역으로 넘어가야만 했다.
파리 남쪽에 위치한 5구.
소르본 대학 근처에 위치한 LP가게로 향했다.
이 곳은 나름 규모가 있었고 종업원에게 해당 가수의 음반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이곳을 찾아보라고 안내를 해주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는 것...
다시 물어보니 그제서야 알아차렸나 보다.
알고보니 Françoise Hardy를 그 사람은 Française로 알아듣고는
여자 프랑스 가수가 있는 칸으로 안내를 해줬던 것.
내 발음에 대해서 사과하니 오히려 자기가 미안하다며 해프닝은 끝이 났다.
(더더욱 불어를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그렇게 내가 원하는 LP판을 산 뒤 자리를 옮겼다.
바로 돌아가기 아쉬워 뤽상부르 공원을 관통해서 지나갔다.
그렇게 숙소에서 짐을 찾고
샤를 드골 공항까지 한 번에 가는 전철에 탔다.
2년 전에는 공항까지 시내버스를 타고가서 빙빙 돌아갔는데
빠르게 갈 수 있어서 편했다.
내가 탈 에어차이나는 1터미널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 곳은 구 터미널이라 그런지 옛날 감성이 묻어져 나왔다.
건물은 애플 본사처럼 동그란 형태였고 그 당시에도 실험적이었을 구조는 오늘 날에도 동일하게 흥미로웠다.
1 터미널은 오래되서 그런지 좁았고 돌아다니며 볼 거리가 없었다.
이런걸 보면 인천국제공항이나 창이공항, 첵랍콕 공항이 참 잘해놨다.
그렇게 공항 내 카페에서 샌드위치도 사먹고
공용피아노도 치면서 시간을 보내니 보딩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탑승했다.
육안으로는 에펠탑까지 보였는데 카메라로는 안담긴다.
중국국제항공의 열등한 컨텐츠들을 보며 시간을 때우느니
빠른 알콜을 통해 잠들기로 선택.
눈 떠보니 북경 수도공항의 천장이 뙇!
그리고 다음 날 개강을 했고
여행의 기세를 몰아 기초프랑스를 수강, A+을 맞으며
어찌저찌 2019년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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