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의 톰 행크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보다는 차분해졌지만 그대로 사랑스러운 멕 라이언.
영화 '러브 어페어'에서 그랬듯이
둘의 약속장소가 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1931년 완공 이후 40년간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그 당시 미국인들은 어렸을 때 부터
이 빌딩 뿐 아니라 맨해튼에 있는 수많은 고층 빌딩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자랐을 것이다.
그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반면 지구의 대다수는
저런 사실을 모른 채
묵묵히 자신만의 삶을 살아갔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우물 안 개구리'
큰 세계의 존재 사실을 알고 크는 것과
모르고 크는 것은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큰 차이를 가져온다.
개개인의 사고, 행동 등 다양한 요소들이
큰 세계를 인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바뀐다.
20대 초반 시절
서울은 충분히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인구 천 만의 대도시라는 생각을 가진 채
혼자 도쿄를 갔을 때 느꼈던 그 충격.
서울보다 크면서도
더 조용하게 돌아가는 톱니바퀴인 도쿄.
아시아에 이렇게 세련되고 절제된 도시가 있을 줄은 몰랐다.
서울과 비슷하다는 말을 하는 이도 있지만
이미 4,50년 전 부터 완성된
1억 2천만 인구의 총본산인 도쿄는
우리나라가 힘든 산업화 시절을 겪고 있을 시절,
동시대 일본인들의 가슴 속에는 당연한 이미지로 각인된 채
자국민에게 더 큰 이상을 품을 여유를 주었던 도시로써
성숙도나 깊이 면에서 엄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이 영화를 찍을 당시에 이미
연인들의 로맨틱한 약속 장소로 전락한 상태지만
이미 오랜 세월동안 미국인들의 가슴에 희망과 자긍심을
불어넣은 역할을 감당했다.
그러고는 그 지위를 다른 상징물에게 넘겨준 채
시민들 곁에 친숙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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