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바로 크로아티아로 넘어가려 했지만!
슬로베니아 온 김에 수도는 들려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가게된 류블라냐.
발음이 어렵다...
피란에서 출발해서 두 시간정도? 걸렸던 듯.
그냥 중간에 경유하는 소도시인줄 알았는데
도착했다고 하길래 놀랬다. 수도임에도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다.
도중에 비가와서.. 점심시간이도 해서
허겁지겁 식당으로 피신!
나름 번화가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혼잡하지 않고 여유로웠다. 또 오랜만에 한국인들을 봐서 신기하기도..
피란에서는 동양인이 아예 우리밖에 없었다.
비가 그치고 광장에서 앉아 쉬고있는데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와 얘기를 하게 되었다.
자기는 이스라엘에서 왔다고 했다.
어떤 대화주제가 좋을지 생각하다가 중동 전쟁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자기도 참전했었다고...역사의 산 증인이셨네?
뭐 나도 맞받아치기 위해 북한 방송 들으며 군생활한 썰을 풀었다.
역시 남자끼리는 군대얘기지.
갈 시간이 되어 다시 역으로 향하는데 또 비가 와버려가지고..
허둥지둥 돌아가 류블라냐 역 맥도날드로 피신햇다. 시간이 남아 거기서 영어단어 외웠던게 아직도 기억난다.
그리고 이 날 몽클레어 패딩 입으신 한국 여성분도 기억이 나는데 왜일까... 더워보여서?
그렇게 크로아티아로 향했다.
아마 꽃보다 누나에 크로아티아가 나와서 한국 사람들에게 유명해졌을 것이다.
크로아티아는 자체 통화가 있기에 환전을 해야 하는데.. 수수료가 아까워서 최대한 돈을 아끼며 다녔다.
여기서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이나 밥, 스팸을 주구장창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신기한게
중국인 관광객을 많이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일본인 무리들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자그레브에 도착하니 거의 밤 10시?
유럽의 10시는 한국과 달라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돈을 아끼겠다고 치안이 안좋은 터미널부터 숙소까지 쭉 걸어갔다.
체감상 1.5km는 됬을 것 같다.
자그레브도 큰 규모의 도시는 아니었지만
류블라냐보다는 확실히 크고
돌아다닐 맛도 날 만큼 골목골목 재밌었다.
돌아다니면서 받은 인상이 '도시가 참 따뜻하다.'였다.
길가다가 작게 시장이 열려있어 라벤더 향기도 맡아보고..
숙소가 대성당 근처였는데 밤마다 종소리가 거슬렸다. 뭐 싸니까 봐줘야지 ㅋㅋ
또 근처에 있는 아멜리에 라는 케이크 전문점이 있어서 무심코 들어갔는데
맛도 좋고 커피도 맛있었다. 다만 알고보니 여기도 한국인 성지.. 왠지 모르게 한국인들이 있더라
숙소에서 짐을 꾸리고 시간이 남아 친구와 숙소 여주인과 얘기를 나눴다.
다양한 진상손님부터 착한 사람들 유형을 설명해 주는가 하면
유고슬라비아 전쟁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셨다.
이후 시간이 되서 버스터미널로 걸어간 다음 스플리트 행 버스를 탔다.
터미널이 나름 실내였음에도 비둘기가 참 많았던 기억..ㅋㅋㅋ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좋은 기분을 가지고 떠날 수 있었던 자그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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