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낮 출발 비행기를 앞두고
오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조식을 빨리 먹고 나왔다.
목적지는 중앙역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Carlsberg,, 칼스버그 역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고층 레지던스
칼스버그 맥주 공장이 이곳에 위치해 있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듀크 조던의 묘지를 보기 위해서!
Vestre Kirkegard라는 묘지는 어제 갔었던 안데르센 묘지와 얼핏 비슷했지만 훨씬 한적하고 넓음
음지와 양지를 지나며 헤맸다.
나름 묘지 입구에 큰 지도가 설치되어 있어 부지 구획이 알파벳 별로 에 표시가 되어있었지만
막상 돌아다녀보면 알파벳 표시가 그 어디에도 없어 감으로 찾아가야 한다.
그래서 대충 H구역이라고 추정되는 곳에 가서 10분 정도 헤맸음.
(안데르센과 같이 유명인은 구글맵스에도 잘 표기되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그렇게 좌절하려는 찰나!
이렇게 자태를 드러내셨다.
작고한지 불과 5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묘비 위치
나는 I should care로 듀크 조던에 입문했는데
그 뒤 flight to denmark 앨범에 빠져 요즘도 겨울이 되면 찾아 듣는다.
미국인으로써 재즈 전성기 시절 뉴욕에서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하며 생업을 위해 택시운전을 병행했던 듀크 조던.
미국에서 재즈의 시대가 저물자 그는 뒤늦게 재즈의 붐이 일기 시작한 유럽, 그 중에서도 덴마크로 떠난다.
Flight to Denmark라는 음악과 동명의 앨범은 그렇게 그가 덴마크로 가서 작업한 첫 작품이 된다.
그는 덴마크로 가는 비행편에 몸을 실은 채 과연 어떠한 생각과 결심을 했을까.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와 같이 비장한 마음이었을지
초조하고 걱정이 앞섰을지
모든 것에 초연한 채 그저 담담히 운명을 받아들였을지
아니면 새로운 곳을 향한다는 기대감에 들떴을지.
당시 중년의 나이였던 그는 이 모든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지 않았을까?
그렇게 앨범의 첫 곡으로 No Problem이 수록되어 있다.
새로운 환경에 도착한 자신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인지 그의 묘지에서도 쓸쓸함과 평온함, 따뜻함이 복합적으로 느껴졌다.
아무리 덴마크가 선진 시민의식을 가진 복지 국가라 할지라도
그는 외부인이기에 쉽게 동화되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못할 것이다.
고향과 그곳에 두고 온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머나먼 타지에서 숨을 거두고 묻히는 외로움.
나이가 들면 자신이 소속됬던 곳으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게 되는 사람과 안되는 사람으로 나뉘겠지.
나는 어디에 속한 채 늙어갈까?
아무튼 그의 연주를 들으며 그를 기렸다.
올 때와 같은 길로 돌아갔지만
느낌은 사뭇 다른!
이제 돌아갈 시간~
세상 예쁜 주차장 디자인
맥주공장 입구였나?
공사중이라 오픈을 아예 안했다.
깔끔한 아파트 로비
멋드러진 레지던스 1층에 coffee collective가 있어서 또 갔다.
알바생이 대만 유학생이라 반갑게 몇 마디 주고받았다.
화장실 인테리어도 무슨일이냐며..ㅋㅋㅋ
비싸기로 유명한 벡스타인 피아노 대리점(?)도 있었다.
스타인웨이만 보다가 이런 가게는 처음보는듯!
생각보다 잘사는 동네였나보다..
다시 돌아가는 길.
열차 내부에 이렇게 quiet zone이라고 따로 공간이 있었다.
저기 안에서는 사람들이 전화는 커녕 대화 조차 안해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호텔 내부 외부를 돌아다녔다.
엘레베이터 알고리즘..!
카카오 코딩테스트가 떠오르는~
https://github.com/vctr7/playground/tree/master/kakao-elevator
발로 짠 코드 ㅋ
코펜하겐에서의 최후의만찬이 되어버린 MAX버거의 코리안 비비큐 버거..
고추장 소스때문에 비빔밥을 햄버거로 만든 느낌이었다.
간간히 있는 고수가 포인트.
그리고 열차를 탄지 10분 정도만에 공항 도착.
그 어느 여행지보다 시내와 공항이 가까운 코펜하겐이었다.
덴마크의 정신 '휘게'
북유럽의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리고만 무민
카스트룹 공항은 생각보다 크고 북적였다.
명품샵도 의외로 많이 보여서 신기.
젓가락질이 그리워 라멘을 먹었지만
2만원 가까이 되는 맛은 아니었다.
저 검은깨 같이 생긴게 금지인 나라도 있다고 한다.
무슨 성분 때문이라는데!~
플라잉 더치맨 호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내리자마자 튤립, 미피 구경
EU국가(덴마크)에서 한국으로 가는 것이기에 심사를 받아야 했다.
한국은 셀프서비스 가능한 나라! (국뽕 +1)
그리고나서 탑승시간까지 무한대기.
돈내고 KLM라운지를 갈까 5초정도 고민하고 포기.
별의별 기념품의 향연
조앤더주스에 가서 바나나 아보카도 바나나 음료를 먹었다.
이 주스 브랜드도 덴마크 꺼였다.
재패니즈 위스키도 파는 스키폴
탑승 시간이 다가오며 스멀스멀 게이트 앞으로 모여드는 한국인들.
저들은 어느 나라에 가서 어떤 여행을 했을까하는 궁금증.
아무튼 시간이 다 되어 만석인(ㅠㅠ)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TRAVEL > 북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펜하겐 - 뉘하운, 글립토테크, 디자인 샵 구경, SMK, 안데르센 묘지 (2023.03) (1) | 2023.05.23 |
---|---|
코펜하겐 - 루이지애나 미술관 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 (2023.03) (0) | 2023.05.20 |
오슬로, 푸글렌(Fuglen) 카페, 오슬로 국립 미술관 (2023.01) (0) | 2023.02.09 |
트롬쇠 도서관, 오슬로, 뭉크 미술관 (2023.01) (0) | 2023.02.07 |
트롬쇠, 트롬쇠 전망대, 오로라 투어 (2023.01) (0) | 2023.02.03 |